[교환학생]메이지대학 최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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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 대학 : 메이지대학
파견 기간: 2019.03.25 ~ 2020.02
1. 교환학생 지원동기(계기) 준비 과정 등
제 동기와 준비과정을 이야기하려면 서론이 좀 길지도 몰라요. 하지만 아직 교환학생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거나 공부에 큰 뜻이 없는 친구들 혹은 공부하느라 지친 친구들에게까지 동기를 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미리 말씀 드리지만, 저는 정보를 공유하겠다는 마음보다 먼저 겪었던 선배로서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적어봅니다.
저는 처음부터 교환학생을 목표했다거나 공부를 잘 했던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다들 1학년 때는 놀아도 된다고 해서 정말 그래도 되는 줄 알았죠. 저는 1학년 때 공부에 야심이 없었기 때문에, 저의 1학년 성적은 중하위권이었습니다. 그러던 1학년 말의 겨울, 친구와 함께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그곳이 도쿄였습니다. 저희 숙소는 굉장히 변두리에 있었는데, 어느 날 아침 일찍 잠에서 깬 저는 친구가 자는 사이 잠깐 마을 산책을 다녀왔었어요. 기차의 통행을 알리는 삥삥- 소리와 자전거를 타며 출근하는 사람들, 꽃집 할아버지가 おはよう하고 인사도 걸어주셨었어요. 한국과 크게 다르지도 않은 것 같은데도 만화와 드라마에서만 봤던 그 풍경들이 어찌나 신비롭던지. 산책을 마무리할 때쯤, 제 머리 속에 ‘여기서 살아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력하게 스쳐지나가게 됩니다. 저는 그 때 교환학생이라는 제도도 몰랐는데 말이에요. 그렇게 그 짧고 조용했던 산책은 제 인생의 변환점이 됩니다. 수업 때 나간 교재 2페이지를 4시간 동안 복습하고, 모르는 건 따로 적어서 교수님께 수업 끝나고 여쭤보고, 대학생들이 즐기는 축제, 술자리에 전혀 참가하지 않고 집까지 1시간 반이 걸리는데도 매일 밤 8-9시까지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었어요. 걸으면서도 공부했고요. 정말 가끔 노을이 질 때 귀가하기도 했었는데 해가 떠있을 때 귀가한다는 게 그렇게 소중했네요.
기억나는 일화가 두 가지가 있는데, 한 전공교수님께서는 저한테 ‘대학생활을 이렇게 보내는게 너무 안타깝다’며 도서관만 가던 저에게 학교 투어도 시켜주시고 종종 힘내라고 빵도 사주셨어요. 저희 학교가 봄에 벚꽃이 근사하게 피잖아요? 그 때도 ‘22살의 나야 미안해. 나중에 도쿄에서 근사한 벚꽃 보여줄게. 이번에는 참자’라며 자신을 다독였던게 아직까지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사실 저는 후반에 우울증이 와서 손이 떨려서 정말 놔버리고 싶을 때까지 갔는데 당장 내일이 기말고사라 울면서 본문을 읽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다 놓고 싶은게 아니라 너무 살고싶은 거였거든요. 그 힘든 시기 좋은 말 해주시던 교수님들께 아직도 너무 감사합니다.
이 과정에서 배운게 두 가지가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학문이 전공이라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고, 좋아하는 걸 공부한다는 건 참 멋진 거구나!’라는 생각과 ‘그런 마음가짐으로 공부해도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은 쉽지 않구나.’ 였습니다.
제 성적 향상의 정도는 향상한 것만으로만으로도 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 정도였고, 수치로 말하자면 1학년 때 45명 중에서 29등하던 학생이 2학년 1학기 과에서 2등을 했습니다.
교환학생 준비과정에 필요한 JLPT에 관련해서도 말씀드리자면, 저는 2학년이 끝나고 JLPT만을 위해서 한 학기 휴학을 결정했었는데요. 그렇게 N1을 다행히 한 학기라는 기간에 따 오게 됩니다. 제 목표는 무조건 도쿄였어요. 영감을 도쿄에서 받아서 그런지, 무조건 도쿄 명문대에 가서 명문대생 사이에서 스스로가 얼마나 할 수 있는지 보고싶다는 마음이 강했거든요. 그렇게 서류심사, 면접을 끝내고 저는 메이지 대학교에 배정받게 됩니다.
2. 현지 생활이나 수업에 관한 이야기 또는 공유하고 싶은 에피소드 등
제가 공부했던 과정과 고난했던 마음을 적었던 이유는 노력 끝에는 보답이 온다는 것을 알려드리고싶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알고 공부한 건 아니었는데, JASSO라는 유학 장학금이 존재합니다. 한국 대학교에서의 성적으로 좌지우지되는 장학금인데 그 금액이 8만엔입니다. 기숙사비가 7만엔 정도였는데, 생각도 못한 장학금 덕분에 형편이 좋았던 건 아니지만 먹고 싶은 것도 먹어보고 가보고 싶은 곳에 친구들끼리 여행도 갔었어요.
저는 일본어로 대화하고 싶다는 욕망(?)이 무척 많았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가기 전부터 일본인과 전화할 수 있는 기회면 어디든 뛰어 들어가서 참여했을 정도였기 때문에 저는 외국인 친구들, 그 중에서도 대만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었어요! 일본에서 1년 쓴 한국어가 한국에서 3일 쓰는 한국어보다 적었던 것 같아요. 같이 온 한국인 친구들도 참 멋진 친구들이었기 때문에 같이 보내는 시간이 적은 거에 대한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오히려 한국친구들이 항상 일본어로 대화하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좋게 생각해줘서 각 국 친구들과 다 사이가 좋았어요… 정말 백번 느끼지만 열심히 살고 노력하고 선한 마음으로 살면 좋은 일들이 오더라구요…
3.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느낀 점
저는 일본 유학을 준비하면서 단지 일본에서 교환학생 다녀왔다는 것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주도하여 공부를 하는 방법을 몸에 익히고, 그 노력 끝에 보상까지 성취하게 되면서 자기성취감을 얻었던 게 가장 큰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살면서 처음으로 겪었던 감정이었는데, 저는 원래 혼자있는 시간을 굉장히 소중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어디 가자고 해도 ‘음… 조금만 더 고민해보고….’라면서 고민을 했었는데, 어느 날 친구들과 같이 렌트를 하고 여행을 하는데 ‘이 순간이 너무 소중하다.’는 생각이 탁 드는거예요. 그 때부터는 오히려 제가 친구들과 추억을 더 만들려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은 많이 찍으세요. 아무리 많이 찍어도 부족한 것 같아요. 저는 교환학생을 통해 인생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거기 있는 사람들은 다 가족과 친구들과 떨어져서 혼자 오게된 친구들이기 때문에 제가 지금까지는 겪지 못했던 유대감을 겪게 되더라구요. 그런 강열한 유대감도 처음이었습니다.
일본어는 얼마나 늘었냐, 참 그게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제가 N1도 땄었고… 그런데 실력이 얼마나 좋았는지 느끼게 되었던 계기가 있었는데, 학교에서 이제 교환학생 학점을 다시 대구대에서의 학점으로 바꾸기 위해 실라버스를 펼쳤는데, 그때 몰라서 실라버스에 적어뒀던 일본어 단어가 다 아는 단어가 되었을 때. 그 짜릿함 어찌 말로 전달이 될까요..
4. 현지 생활 사진
스스로와 약속했던 벚꽃도 최대 명소라는 나카메구로에서 원 없이 봤어요.
그리고 정말 소중한 인생 친구들과 헤어질 때.
메이지 대학교에 다녀온 친구들 대부분이
항상 그 기억을 회상합니다. 저 또한 그렇구요.
일상 속에서 언제든 꺼내보아도 애틋하고 소중한 기억들이에요.
잊을 수 없는 사람, 잊을 수 없는 기억, 터지도록 찍어도 부족하게 느껴지는 사진들.
그리고 이 모든 걸 느끼게 해준 준비 과정의 나와 유학시절의 나.
‘한 걸음 앞의 어둠으로 가자, 두 걸음 앞의 빛을 위해’ (ヒカリあれ속의 가사)
저는 여전히 또 다른 미래를 만들기위해 고군분투 중입니다. 저 문구를 되새기면서요.
오은영 박사님의 ‘사람은 점수를 기억하는게 아니라 내가 밤을 새서 열심히 한 걸 기억한다.’는 말처럼 이 선배가 정보를 주기에는 어느덧 시간이 지나 아득하지만, 내가 준비하면서 느꼈던 고단함, 유학 생활 동안의 보석 같은 추억들은 평생 갈 것 같다고 이 글을 통해 알려주고 싶다! 그리고 그 기억은 또 다른 노력과 성취를 만들게 될거라고. 이 글이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동기를 일으켰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글을 마무리합니다.